강원랜드 폐광기금 2천250억 부과 취소소송 2심 판결 미뤄져

2천250억원에 달하는 폐광지역개발기금(폐광기금) 추가 부과분을 둘러싼 강원랜드와 강원특별자치도 간 법정 공방 2라운드의 마침표가 약 2년 6개월 만에 찍히는듯했으나 또다시 그 시기가 미뤄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행정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강원랜드가 강원도를 상대로 낸 '폐광지역개발기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의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변론 재개를 결정하고 내달 20일을 변론기일로 잡았다.

재판부는 양측에 1심 재판부에 제출했던 각 주장의 근거 자료들을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선고를 미루고 변론 재개를 결정, 양측에 조정을 권고했으나 강원랜드가 주주들로부터 배임 문제가 제기될 것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재판부는 애초 6월 28일로 예정했던 판결선고를 7월 19일과 8월 23일로 두 차례 미룬 데 이어 다시 한번 양측의 주장 근거를 꼼꼼히 따져보기로 했다.

그사이 이달 들어 폐광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강원랜드에 소송 중단을 촉구하는 탄원서와 서명부를 재판부에 냈다.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광지역법)상 강원랜드는 카지노업에서 발생하는 총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폐광지역과 관련된 관광진흥과 지역개발을 위해 써야 한다.

같은 법 시행령은 이익금 중 일정 비율을 카지노영업소 소재지 도의 조례에 따라 설치하는 폐광기금에 내야 한다고 규정, 강원랜드는 이를 따라 매년 이익금 일정 부분을 폐광기금에 내고 있다.

도는 2020년 5월 '지난 6년(2014∼2019년)간 과소 징수된 폐광기금 2천250억원을 더 내라는 행정 처분을 내렸고, 강원랜드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폐광기금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냐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강원랜드는 법인세 차감 전 당기순이익을 계산하는 데 있어 폐광기금을 비용으로 처리한 뒤 폐광기금을 낸 기존 방식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전까지 20년간 이 같은 방식으로 폐광기금을 냈기에 도의 행정처분은 신뢰 보호 원칙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도는 법인세 차감 전 당기순이익은 법인세만을 차감하고 폐광기금 납부액을 차감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며, 법인세 차감 전 당기순이익을 계산할 때 낼 폐광기금을 미리 차감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20년간 잘못된 방식으로 폐광기금이 부과된 만큼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0년간 폐광기금 부과와 관련한 법령의 변화가 없는데도 강원도가 부과 방식을 새로 변경해 강원랜드가 추가 부과한 처분은 부당하다"며 강원랜드의 손을 들어줬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강원랜드가 승소하게 되면 강원도는 강원랜드로부터 징수한 2017∼2019년 3년 치 폐광기금 과소징수분 1천7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에 도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7개 폐광 지역으로 과소징수분을 분배하며 '패소하면 반환해야 한다'는 서약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