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시가 ‘클린테크 메카’로… 10년 세액공제로 테슬라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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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리노시(市)에서 동쪽으로 약 30km를 달리니 사막 한복판에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웅장하게 서 있다. 테슬라 전기차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까지 만드는 테슬라의 가장 큰 공장이다. 공장 주변에는 테슬라와 배터리 파트너십을 맺은 파나소닉, 블록체인 구글 등 테크(정보기술) 기업 관련 시설이 늘어서 있다. 월마트나 페덱스 대형 물류창고도 눈에 띄었다.

2014년 네바다 주정부와 리노 외곽 스토리카운티가 10년 세액공제라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해 테슬라 공장이 들어서기 전까지 이곳은 인구 약 5000명으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사는 사람이 적은 사막지대에 불과했다. 카운티 전체 면적의 절반가량이 허허벌판이었다. 인구 20여만 명의 리노도 ‘세계에서 작은 도시 중 가장 큰 도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사실상 소도시였다. 과거 흥했던 탄광 산업이 쇠퇴하며 지역 전체가 카지노에 의지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62억 달러(약 7조8000억 원)를 투자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테슬라에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따라왔다. 세계 최초로 쓰레기로 합성 원유를 만드는 펄크럼바이오에너지 같은 화학 기업들도 둥지를 틀었다. 타호-리노 산업단지가 스토리 카운티 허허벌판을 클린 에너지 중심지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천지개벽에 가까운 이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클린 에너지 산업에 대한 연방정부 주도의 투자다. 전기차나 친환경 합성 원유 같은 신사업에 대한 정부 투자가 끌고 네바다주의 파격적 세액공제가 밀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최근 36억 달러(약 4조4000억 원)를 투자해 기가팩토리에 전기 트럭 ‘세미’ 생산시설을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네바다주는 이에 대해 약 3억3000만 달러(약 4200억 원) 규모의 세금공제 혜택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타호-리노 산업단지는 테크 산업 요충지 캘리포니아주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에 ‘가장 빠른 인허가’라는 행정적 장점까지 갖췄다.

릭 바라자 펄크럼바이오에너지 경영부사장은 “본사는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네바다에 합성 원유 생산시설을 뒀다”며 “원유 원료가 되는 쓰레기 매립지와 가까운 점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라는 점이 끌렸다”고 말했다.

스토리카운티는 평일 낮 산업단지 근무자만 약 3만 명이 상주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14년 이 지역 실업률은 9.3%에 달했지만 지난해 4%로 떨어졌다. 스토리 카운티 측은 ‘테슬라 효과’에 대해 지역 매체에 “과거 지역 젊은이들은 카지노나 건설 현장에서 일하거나 네바다를 떠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며 “지금은 테크 일자리가 늘어나 주를 떠날 필요가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미 연방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네바다 리튬 채굴에도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다. 올 초 에너지부는 리노와 라스베이거스 사이 사막의 리튬 광산 채굴을 위해 호주 광산 업체 아이어니어에 7억 달러(약 8820억 원) 조건부 대출을 승인했다. 연간 전기차 37만 대에 필요한 리튬 생산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 에너지부는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고 화석연료 및 해외 광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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